우리말 바른 글

북한의 언어 : '에둘러 말한다'

높은바위 2022. 12. 22. 09:28

 

"이야기할 때 말하려는 내용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에둘러서 말한다."

 

여기서 '에두르다'는 무슨 말일까요?

 

1992년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말대사전>을 보면요.

'에두르다' [1. 둘러막다 2. 멀리 돌다 3. 속이다, 얼을 빼다]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에둘러 말한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멀리 돌다'란 뜻으로 '돌아가다'란 뜻으로 쓰인 것이죠?

 

우리말 사전에도 '에두르다'는 [1. 에워돌거나 막다 2. 바로 말하지 않고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돌려서 말하다]로 나와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바로 말하지 않고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둘러대다'라는 뜻으로 '에둘러치다', '에둘러대다'를 쓰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에두르다'의 의미가 더 많은 겁니다.

 

자, 그렇다면 통일이 됐을 때 교통 정보를 방송하는 곳에서는 이런 방송을 할 수 있겠죠?

"통일로 구파발 쪽으로 많이 밀리니까 다른 길로 에둘러서 가십시오."

네, 어색하지만 현실이 될 날이 올 거라는 기대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