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한여름에 '나시'를 입고 '짬뽕'을 먹으면... 예쁘지 않습니다.

높은바위 2022. 10. 6. 07:12

 

우리말에는 아직도 일본말들이 많이 남아 있고요, 바로잡히지 않은 채 무의식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말 속에 일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나 하는 것은 국어사전에 실려있는 단어의 수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우리 국어사전에 한자어가 70%, 서양어가 6%, 일본어가 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자어 가운데서도 특히 일본식 한자어가 25%나 된다고 하니까 따로 분류된 일본어까지 합치면 약 30%에 해당하는 일본말이 우리 국어사전을 점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어인 '짬뽕'은 본래 '한데 섞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인데요.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말하는 것도 '짬뽕'이고요, 소주와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것도 '짬뽕'입니다.

또 , 어떤 얘기를 하다가 다른 얘기를 해서 두 가지 얘기가 뒤섞이는 것도 '짬뽕'인데요.

 

자, 여기서 중국음식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짬뽕'은 어느 나라 말일까요?

중국 음식 이름이기 때문에 중국 말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역시 일본말입니다.

 

'짬뽕'은 본래 일본의 나가사끼 지방에서 만든 요리입니다.

국수, 고기, 채소, 등을 섞어 끓인 중국 면요리가 재료를 한데 섞는다는 공통점 때문에 '짬뽕'으로 불리게 된 것인데요.

 

앞으로는 '초마면'으로 고쳐 말해야겠습니다.

또 여러 가지가 섞여있는 것도 '짬뽕'이라고 하지 말고 '뒤섞음'이라고 해야겠죠.

 

계절의 변화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사람들의 옷차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름이 되면 가벼운 노출의 옷차림이 대부분이죠?

특히 여성분들의 옷차림은 유행에 따라 매년 조금씩 달라지지만 여름만 되면 빠지지 않는 옷차림...

많은 분들이 '나시 패션'이라고 하는 '민소매 차림'의 옷차림이 거리를 가득 메웁니다.

 

그런데 이 '나시'란 말이 짐작은 하셨겠지만 일본말입니다.

'나시'란 일본말은 우리말로 '소매가 없음'을 뜻합니다.

원래는 '소데나시'라고 하는데 이 말을 줄여서 '나시'로 부르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 '소데나시'는 우리말로 '민소매' 또는 '소매 없는 옷'...

'소매 없는 옷'이 좀 길다고 생각된다면 '민소매 옷'으로 부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