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에 들어와 있는 외래어.
그냥 말을 할 때는 모르지만 표기를 하려고 할 때는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단어 중에 하나를 살펴볼까 합니다.
여름이 돼서 긴 머리가 더워 보인다고 짧게 자른 친구를 보면서 "야, 너 커트 머리 했구나. 시원해 보인다." 이렇게 얘기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영어단어 'cut'에서 온 이 커트 머리라는 것, 어떻게 써야 옳을까요?
미용실을 지나다 보면 각기 다르게 표기를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으실 텐데요.
컷, 컽, 커트. 표기가 제각각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죠.
우선 '컽'은 옳지 않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을 보면요, 외래어를 적을 때 'ㄱ, ㄴ, ㄹ, ㅁ, ㅂ, ㅅ,ㅇ' 이렇게 7개의 받침만 쓰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컽'은 옳은 표기법이 아닙니다.
'컷'과 '커트'라는 어형은 둘 다 맞습니다.
단, 각각의 의미를 달리 정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짧게 자른 머리 모양을 말할 때는 '커트'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전체 중에서 일부를 잘라낸다는 의미로, 또는 테니스나 탁구 같은 운동에서 옆으로 깎아 치는 방법을 뜻할 때는 이렇게 '커트'라고 쓰는 것이 옳습니다.
반면에 '컷'은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같은 것의 장면이나, 인쇄물에 넣는 작은 삽화를 말할 때 씁니다.
"그 영화 한 컷 한 컷이 예술이더라."
이런 말 들어 보셨죠? 이럴 때는 '컷'이라고 씁니다.
이렇게 외래어 중에서 같은 단어에서 온 것이라고 그 쓰임에 따라서 표기를 달리해야 하는 것이 몇 개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 하나를 더 말씀드리면 영어단어 'type'를 들 수 있는데요.
어떤 부류의 형식이나 형태라는 뜻으로 쓸 때에는 '타입'이라고 씁니다.
반면에 요즘엔 그리 많이 쓰이진 않지만 타자기를 말할 때는 '타이프'라고 표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지금 저기서 타이프를 치고 있는 남자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다."
같은 말에서 온 외래어라도 그 쓰임에 따라서 표기법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