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조지훈(趙芝薰)의 해학과 연애관

높은바위 2024. 10. 13. 06:53

 

서울 남산 서울타워 가는 길에서 1.5Km 되는 지점에 꽃동산이 있고, 그의 시비가 하나 세워져 있는 쉼터가 있다.

(1920년 12월 3일 ~ 1968년 5월 17일, 향년 48세)는 48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주옥같은 시를 많이 남겼다.

1946년 박목월, 박두진과 시집 청록집을 간행하면서 청록파라 불렸다.

어릴 때 서당을 다녔고, 검정고시를 쳐서 혜화전문학교(지금 동국대학교)에 다녀서 일제식 교육은 전혀 받지 않았다.

어릴 때 본명이 조동탁이었는데, 우스개 잡담도 시(詩) 못지않게, 육두문자도 조리 있고 지혜롭게 했다.

 

그의 강의에는 음담패설도 자주 등장했다.

다음은 號(호)인 지훈(芝薰)의 유래에 대해 본인이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내 호가 처음에는 지타(芝陀)였지.

마침 여학교 훈장(경기여고)으로 갔는데,

내 호를 말했더니 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더군.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니, 

'지타'라는 야 아주 고상하지만,

성과 합성하니까, 발음이 <조지타>가 되는데, 

걔네들이 내 호에서 다른 무엇(?)을 연상했나 봐.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훈"으로 고쳤어."

 

또 그가 강의 중에 든 예화이다.

 

옛날에 장님 영감과 벙어리 할멈이 부부로 살았는데, 마침 이웃집에 불이 났어.

할멈이 화들짝 방으로 뛰어들어오자,

영감이 무슨 화급한 일이냐?”라고 물었어.

할멈은 영감의 두 손으로 자기 젖무덤을 만지게 한 후, 가슴에다 사람 인() 자를 그었대.

그러자 영감이 불났군?”하면서

누구네 집이야?”라고 다급하게 물었지.

 

그러자 할멈은 영감에게 입맞춤을 했대.

그러자 영감은,

"? ()씨 집이!"라고 하면서 놀란 후,

 

"그래, 어느 정도 탔나?"라고 물었다나.

할멈은 영감의 남근(男根)을 꽉 잡았대.

그러자 영감은

"아이고, 다 타고 기둥만 남았군." 했다더군.

 

그는 "연애 미학 서설"에서 '연애가 가는 길'을 밝혔다.

연애는 연애로서 인생에 있어서 일단의 의의가 끝나는 것, 

결혼은 연애의 결과 또는 변모될 수 있으나, 연애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연애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결합하여 부부애·육친애로 가는 길,

다른 하나는 서로 사모하여 영원히 맺어지지 않는 연인애로 가는,

이른바 <슬픈 사랑의 코스>가 그것이다.

결혼의 사랑은 윤리애에로의 변성이요, 순수한 연애는 아니다.

<늙은 사랑>은 구수하고 심심한 것이 좋고, 소박하고 관조적인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