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학창 시절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 몇 가지씩은 갖고 계실 겁니다.
흔히 학교에서 학기가 끝나갈 무렵에 그동안에 배우던 책을 다 떼고 나면 친구들끼리 서로 축하하는 뜻으로 '책거리'를 한다고 말합니다.
이때가 되면 반 학생들끼리 조금씩 돈을 걷어서 먹을 것을 사다가 '책거리'를 하는가 하면, 어떤 선생님은 직접 한턱을 내시기도 했던 재미난 추억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서당 마을은 책씻이 얻어먹는 재미다' 하면 놀러 다니는 것도 자기에게 실속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아무리 놀러 다니는 것이라고 해도 뭔가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책씻이'라는 말은 '책'에다가 '씻다'라는 동사의 어간 '씻'과 명사로 만드는 어미 '이'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이 말은 서당에서 학동이 책 한 권을 떼거나 베끼는 일이 끝나면 훈장과 동료에게 한턱내던 일을 말하는데, 이것을 요즘에는 '책거리'라고도 부릅니다.
흔히 일상 언어로 자주 쓰지 않는 표현은 사전에서 없애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요, 우리 고유의 표현 가운데 예전에는 잊혔던 말들이지만 다시 찾아서 쓰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널리 쓰이게 된 표현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책씻이'도 그중의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잘 쓰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버리기만 한다면 잊혀가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표현들을 살려낼 길은 영영 없어지고 말겠지요.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표현들!
찾아서 갈고닦는 일에 우리 모두 더욱 힘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