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재떨이와 부자는 모일수록 더럽다'는 말이 있죠?
'재떨이'에 담뱃재와 담배꽁초가 많이 모일수록 더러워지듯이, 재물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욕심만 늘어날 뿐, 마음씨는 인색하고 교만해진다는 뜻에서 나온 속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재떨이'를 가리켜서 '재털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잘못 쓰는 말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재떨이'라는 말입니다.
원래 '떨다'와 '털다'는 같은 뜻을 가지기도 하고요, 또 서로 별개의 뜻을 가지기도 하는 말인데요.
같은 뜻으로는 '어떤 것에 달려있거나 붙은 것을 떨어지게 한다'라고 할 때 쓰는 말입니다.
'떨다'가 원말이고 '털다'는 '떨다'의 거센말입니다.
그래서 '먼지를 떨다', '곡식의 낟알을 떨다' 또는 '담뱃재를 떨다'와 같이 쓸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먼지를 털다', '곡식의 낟알을 털다' 또는 '담뱃재를 털다'와 같이 '떨다' 대신 '털다'로 바꿔서 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담뱃재를 떨다'와 '털다'는 모두 맞는 표현인 거죠.
하지만 '담뱃재를 받는 그릇'을 가리킬 때는 '재털이'라고는 하지 않고요.
'재떨이'라고 해야 합니다.
'재털이'와 '재떨이', 둘 중에서는 '재떨이'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잘못 쓰이고 있는 말을 몇 가지 더 말씀드리면 '남비'가 아니라 '냄비', '아지랭이'가 아니라 '아지랑이', '멋장이' 대신 '멋쟁이'로 사용하셔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