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나무의 눈을 털어주다
눈이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춤추며 내리는 눈송이에
서투른 창이라도 겨눌 것인가
아니면 어린 나무를 감싸 안고
내가 눈을 맞을 것인가
저녁정원을
막대를 들고 다닌다
도우려고.
그저
막대로 두드려주거나
가지 끝을 당겨준다.
사과나무가 휘어졌다가 돌아와 설 때는
온몸에 눈을 맞는다
얼마나 당당한가 어린 나무들은
바람 아니면
어디에도 굽힌 적이 없다 ㅡ
바람과의 어울림도
* * * * * * * * * * * * * *
* 울라브 하우게(Olav H. Hauge, 1908~1994)
울라브 하우게는 1908년 노르웨이 울빅에서 태어나 1994년까지 그곳에서 과수원 농부로 평생을 일하며 살았다.
고향 울빅에서 평생 정원사로 일하며 400여 편의 시를 쓰고 200여 편의 시를 번역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언어들은 그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다.
그는 매일 노동했으며 가장 좋은 시는 숲에서 쓰였다.
그는 북구의 차가운 조용함 속에서 한 손에 도끼를 든 채 시를 썼다.
그렇게 꿈꾸고 그렇게 존재를 열면서 당시 시의 코드에서 자유롭게 벗어났다.
현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인 울라브 하우게의 시는 쉽다.
그가 브레히트의 시에 대해 말했듯 그의 시도 "현관에 놓인 나막신처럼 바로 신으면" 된다.
바로 신으면 세계에 숨어 있는 듯한 크랜베리들, 들장미 열매들, 떨어질 듯 개암들, 블랙베리들이 곁에 있음을 보게 되고 알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혼자 있지 않음을, 우리가 이 세계의 형제임을 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