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맞춤'의 '안성'은 경기도 지명의 '안성'이고요.
'맞춤'은 '맞추다'의 명사형인데요.
예전의 '안성'은 큰 장이 서던 상업의 요충지였습니다.
'안성' 장은 서울 장보다 물건이 풍부했고, 또 질이 좋은 물건들이 거래됐다고 합니다.
'안성'에서 팔리는 질이 좋은 물건에는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것도 있지만 '유기(鍮器)'처럼 이 지역에서 직접 제작한 것도 있었는데요.
'안성맞춤'이란 말은 바로 '맞춤 유기'와 관련해서 생긴 표현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장날에 나는 '장내기 유기'를 사서 이용했지만, 행세를 제법 하는 집안에서는 직접 안성에 주문해서 특별히 만든 '맞춤 유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안성'에서 직접 주문해서 직접 만든 '유기(鍮器)'가 '안성맞춤 유기'인 것이죠.
따라서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안성맞춤 유기'에서 '유기(鍮器)'가 생략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성'하면 '유기(鍮器)'가 연상되기 때문에 굳이 '안성맞춤 유기'라 하지 않고 '유기(鍮器)'를 생략한 채 '안성맞춤'이라고만 해도 '안성맞춤 유기'와 같은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안성'이라는 표현과 '유기(鍮器)'와의 관계가 희박해지면서 '안성맞춤'은 '안성'에 주문해 만든 '유기(鍮器)'처럼 '아주 잘 만든 고품질의 물건'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은 어느 시기인지는 몰라도 한 단어처럼 굳어져서 '고품질의 물건'이라는 구체적 의미에서 '물건이 좋아 마음에 꼭 맞음' 또는 '경우나 계제에 잘 어울림'이라는 추상적 의미로까지 발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