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사람에 대한 사랑

높은바위 2024. 4. 23. 07:02

 

우리의 삶 중에는 많은 사랑들이 있다.

제 블로그 소개 글에도 "시(詩)는 말에 대한 사랑. 철학은 삶에 대한 사랑. 과학은 미지에 대한 사랑. 사랑은 사람에 대한 사랑. 음악은 사랑에 대한 사랑. 남은 생애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세요.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할 자격이 있어요. 당신은......"

했듯, 천국에 오르는 최고 최상의 사랑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그중 남녀 간의 사랑을 꼽고 싶다.

 

미국의 대표적인 불가지론(不可知論, agnosticism : 종교와 상관없이 "믿음"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자(者)인 로버트 그린 밥 잉거솔(Robert Green Bob Ingersoll, 1833년 8월 11일 ~ 1899년 7월 21일)은,

"나는 천국에서 사나이끼리 살기보다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괴로워하며 살겠다."라고 남녀 간의 사랑을 이렇게 언급했다.

 

참되고 숭고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면,

노르웨이 입센의 희곡 "페르귄트"를 백발이 되도록 기다리던 "솔베이지"의 애절한 사랑과,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 1809년 8월 6일 ~ 1892년 10월 6일)의 서사시 "이녹 아든(Enoch Arden, 1864년)"을 연상한다.

 

"이녹 아든"은 영국 어느 바닷가에서 자란 한 소녀와 두 소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소녀는 애니, 두 소년은 필립과 아든.

이들은 자라서 사랑할 나이가 된다.

필립은 내성적이고, 아든은 활달한 성격이라 애니는 아든의 아내가 된다.

가난했던 아든은 애니의 행복을 위하여, 고기잡이를 집어치우고, 무역선의 선원이 된다.

머나먼 나라로 가면서 소꿉친구인 필립에게 애니를 부탁하고 길을 떠난다.

다정한 필립은 아든이 없는 동안 꾸준히 애니의 일을 돌봐준다.

 

아든은 배가 난파하여 무인도에서 10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되는데,

애니는 아든이 떠난 뒤 낳은 아이도 많이 자란다.

하루는 필립이 자기와 재혼할 것을 요청하자, 애니는 이렇게 반문한다.

"사람이 어찌 거듭 사랑할 수 있으리까? (Can one love twice?)"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기다리던 사람은 오지 않는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애니는 어릴 적부터 사귀었던 친구의 구혼을 받아들인다.

애니는 필립과 아이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지낸다.

 

한편 기적적으로 섬에서 구출된 아든은 귀향하였으나,

필립과 재혼하여 옛 시름을 잊고 행복한, 애니의 가정을 먼발치에서 본다.

 

사랑 때문에 죽음을 이겼건만, 이제 그 사랑은 없구나!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처자와 벗의 행복을 위하여,

몸을 숨겨, 고독한 생활을 하다가 아든은 죽는다.

그가 죽은 후에,

사정을 알게 된 마을사람들이 동정 어린 눈물을 흘린다.

 

사랑은 숭고한 자기희생이다.

그래서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