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빈대떡'의 유래

높은바위 2022. 12. 9. 07:48

 

오래된 우리 가요에 '빈대떡 신사'라는 노래가 있죠?

'양복 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 앞에서 매를 맞는데...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

'빈대떡'은 '물에 불린 녹두를 맷돌에 갈아 나물이나 고기 따위를 섞어 번철에 부쳐 만든 전의 하나'라고 사전에 나와 있는데요, '빈자떡'이라고도 합니다.

 

'빈대떡'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빈대떡'이라는 명칭은 '병자병(餠子餠)'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빈자떡'이 되고 다시 '빈대떡'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조선상식(朝鮮常識)』에서는 '빈자떡'의 어원이 중국음의 '빙자(餠飣)'에서 온 듯하다고 하였고,

최세진이 쓴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에서도 '병저'의 중국식 발음인 '빙져'에서 빈대떡이 나왔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옛날 녹두가 귀한 시절에 손님 대접을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 내놨던 '손님 접대용 음식'이란 뜻의 '빈대(賓待)떡'에서 유래를 찾기도 합니다.

끝으로 흉년이 들었을 때나 곤궁한 사람들이 거리에 넘칠 때 서울의 부자들이 큼지막하고 둥글넓적한 떡을 만들어 빈자(貧者)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데서 유래를 찾기도 하고요.

이밖에도 빈대처럼 납작하게 만들어 '빈대떡'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지만, 아무려면 먹는 것에 빈대의 이름을 붙였을까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말 좋아하는 후대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규곤시의방에서는 거피한 녹두를 가루 내어 되직하게 반죽하여, 번철의 기름이 뜨거워지면 조금씩 떠놓고, 그 위에 거피하여 꿀로 반죽한 팥소를 놓고, 그 위를 다시 녹두 반죽으로 덮어 지진다고 하였고, 『규합총서에서는 같은 방법이지만 위에 잣을 박고, 대추를 사면에 박아 꽃전 모양으로 만든다고 하였는데요.

이렇게 많은 유래가 있어도 지금의 '빈대떡'은 옛날의 달고 화려하며 향기로운 떡이 아니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팥소 대신 고기·채소 등을 섞어 만드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평안도의 '빈대떡'은 그곳 명물 음식의 하나로 지금 서울의 '빈대떡'에 비하여 크기가 3배나 되고 두께도 2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