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러시아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Бори́с Леони́дович Пастерна́к)

높은바위 2023. 4. 9. 06:31

 

나는 모든 일에서

 

나는 모든 일에서

본질에 이르고 싶다.

일에서나, 탐구의 길에서나,

마음의 갈등에서나.

 

지난날들의 본질에까지.

그것들의 원인에까지,

근원과 뿌리에까지,

중심에까지.

 

언제나 운명과 사건의

실을 이어 잡으며,

살며, 생각하며, 느끼며, 사랑하며,

열어 놓고 싶다.

 

아, 가능하다면,

일부라도,

나는 정열의 본질에 대한

8 행시를 쓰고 싶다.

 

불법과 원죄에 관해서,

도망과 추격에 관해서,

당황한 불의에 관해서,

팔꿈치와 손바닥에 관해서.

 

그것의 법칙을 찾고,

그것의 시초를 찾고,

그리고 그 이름의 첫 글자를,

반복하리라.

 

나는 꽃밭처럼 시를 심으리라.

잎에 난 결의 모든 떨림으로,

그 속에서 보리수가 차례로

한 줄로 목덜미로 꽃을 피우리라.

 

나는 시 속에 장미 향기와

박하 향기를 들이리라.

초원의 바람과, 풀 내음과, 풀베기,

천둥소리의 울림도 넣으리라.

 

언젠가 쇼팽이

자기의 소품 속에,

장원과 공원과 숲과 묘지의

살아 있는 기적을 담았듯이.

 

유희와 고통의

환희에 이르는 일 -

이것은 팽팽한 활의

긴장감 도는 당겨진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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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Бори́с Леони́дович Пастерна́к, 보리스 빠스쩨르나크, 1890년 2월 10일 ~ 1960년 5월 30일)는 소련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모스크바에서 화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는 음악을 지망하였다가 철학에 몰두하여 모스크바 대학을 졸업, 독일 마르부르크에 유학하여 철학을 연구하였다.

고국에 돌아온 그는 미래파의 기관지 《레프》를 중심으로 많은 서정시를 발표하여, 러시아 최후의 순수 예술파 시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1958년 스웨덴 한림원에서는 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그의 장편 소설 《닥터 지바고》에서 러시아 혁명을 비판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하여 소련 정부와 소련 작가 동맹으로부터 압력을 받게 되면서 이를 거부하였다.

1988년에 소련 정부가 그에 대한 사면 조치를 내리면서 소련에서 그의 문학 작품을 출간하는 것이 허용되었고, 1989년에는 그의 아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아버지의 노벨 문학상 메달을 대신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성루 위에서》, 《1950년》, 《안전 보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