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어느 사람이든지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닐지니,
모든 인간이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또한 대양(大洋)의 한 부분이어라.
만일에 흙덩어리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게 될지면,
유럽 땅은 또 그만큼 작아질 것이며,
만일에 모래벌이 그렇게 되더라도 마찬가지며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領地)가 그렇게 되어도 마찬가지어라.
어느 누구의 죽음이라 할지라도 나를 감소시키나니,
나란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이를 위하여 사람을 보내지는 말지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기에.
<기도문> 중에서
* 단(John Donne : 1572-1631)은 영국의 형이상학파 시인으로 국교회의 성직자가 되어, 죽을 때까지 성(聖)폴교회의 부감독으로 있었다.
그의 성격은 무척 복잡, 특이하였으며 생애는 영육과의 고투였다.
단의 시는 기발한 상념이 넘쳐 종종 극도로 난해한 것이었으나, 막힘없는 직감력과 불같은 감정, 간결하고 강인한 표현은 현대시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가요시집> <유령> <기념일의 시> 등 많은 작품이 있다.
이 시는 마지막 대목에 있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라는 구절이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으로 인용되면서 한층 유명해졌다.
깊은 신앙으로 점철된 명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