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호랑이여, 호랑이여, 밤의 숲에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존재여,
그 어떤 불멸의 손과 눈이
네 그 두려운 존재를 만들었는가?
그 어느 멀고먼 바다나 또는 하늘에서
네 눈의 불꽃은 타오르고 있었는가?
어떤 날개로 하늘을 날아서
어떤 손으로 그 불꽃을 붙들었는가?
그 어떤 힘과 그 어떤 기술로써
네 심장의 힘줄을 비틀 수 있었는가?
네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을 때
어떤 두려운 손이? 두려운 발이?
어떤 망치가? 어떤 쇠사슬이?
그 어떤 용광로에서 네 두뇌는 만들어졌는가?
어떤 철판으로 단련되어 가공할 만한 손아귀가
그 견딜 수 없는 공포를 움켜 쥐었던가?
별들이 그 창을 내던지고
눈물로 하늘을 적셨을 때
신은 자신이 창조한 것을 보고 미소 지었던가?
어린 양을 창조한 신이 너를 만드셨는가?
범이여, 범이여, 밤의 숲에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것이여
그 어떤 불멸의 손과 눈이
네 그 두려운 균형을 만들었는가?
* 블레이크(William Blake : 1757-1828)는 번즈와 더불어 스코틀랜드의 대시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학교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으나 일찍부터 시를 써서 1783년에 최초의 시집 <시적 스케치(Poetical Sketches)>를 출판하였고, 6년 뒤에 <순진한 노래>를 간행, 1794년에는 <경험의 노래(Song of Experience)>를 출판하였다.
두 권의 시집은 블레이크의 독특한 그림을 곁들여 인쇄하여 한 권으로 합친 형태로 된 것도 있다.
신비주의자인 그의 시는 난해한 점이 많지만, 장엄한 스타일과 순수한 정열이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 <호랑이(The Tiger)>는 불타듯 번쩍이는 호랑이의 눈빛과 위압하듯 당당한 그 자태, 그리고 아름답게 균형잡힌 그 늠름한 모습을 노래한 대표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