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철도, 수로 따위 교통로를 연락하기 위해 하천이나 운하, 계곡의 위, 즉 공중에 가설하여 건너 다니도록 만든 구조물. 시(詩)에서는 흔히 시간, 공간적으로 끊어진 것이나 서로 떨어진 것을 연결하는 이음새 또는 역사 의식의 상징으로 쓰인다.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 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더 억울해지지만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 (신경림, '다리', "쓰러진 자의 꿈", p.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