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다르다'와 '틀리다'는 정말 다릅니다.

높은바위 2022. 10. 5. 09:14

 

일상생활에서 자주 뒤섞어 사용하는 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르다''틀리다'인데요, 예를 들어 볼까요?

 

"쟤들은 쌍둥인데도 정말 틀리게 생겼네!"

"그 사람은 내 생각과 완전히 틀려."

 

평소에 이렇게들 많이 쓰시죠?

하지만 '다르다''틀리다'는 정말 '다른' 표현입니다.

 

이 두 단어의 차이는 각각의 반대말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다르다'의 반대말은 '같다''틀리다'의 반대말은 '맞다'입니다.

바꿔 말하면 '다르다''같지 않다'라는 뜻이고 '틀리다''맞지 않다'라는 뜻인 거죠.

 

만약 앞서 말씀드린 대로 쌍둥이의 모습을 비교하는 상황이라면, 이때는 두 사람의 생김새의 차이를 두고 얘기하는 것이지, 누구의 생김새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지 않다''다르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니까 "쟤들은 쌍둥인데도 정말 틀리게 생겼네!"가 아니라 "쟤들은 쌍둥인데도 정말 다르게 생겼네!"가 옳은 표현이라는 거죠.

마찬가지로 "그 사람은 내 생각과 완전히 틀려."라는 말도 "그 사람은 내 생각과 달라."라고 고쳐 쓰는 것이 옳습니다.

 

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뒤섞여 쓰는 말로 '벌이다''벌리다'가 있습니다.

 

 "일을 이렇게 벌려 놓으시면 어떡합니까?"

 

이 문장이 맞을까요, 틀릴까요?

헛갈리시죠?

답은, 틀립니다.

 

'일을 벌리다', '일을 벌이다'...

'벌리다''벌이다'의 뜻이 엄연히 다른데도, 일상생활에서는 두 가지 경우 모두 '벌리다'로 사용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두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우선 '벌이다'라는 말은 '싸움을 벌이다', '논쟁을 벌이다'처럼 '어떤 일을 베풀어 놓는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가게를 벌인다'처럼 '가게를 차린다, 물건을 늘어놓는다'는 뜻도 있죠.

 

반면에 '벌리다''틈을 벌리다'... 즉 '둘 사이의 공간을 넓힌다'는 뜻입니다.

'입을 벌린다', '귤껍질을 까서 벌린다'처럼 '뭔가를 열어서 속의 것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쓰기도 하죠.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문장, "일을 이렇게 벌려 놓으시면 어떡합니까?"라는 말은  "일을 이렇게 벌여 놓으시면 어떡합니까?"로 바꿔 써야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