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양민 학살
그 날의 기억을 더듬어
거창 양민의 학살현장을 돌아본다.
1950년 12월 5일. 무장공비의 내습으로
20여명의 경찰이 죽고
거창군 신원면,
행정이
공비들의 손에 넘어가 있을 때였다.
2월 10일~11일 국군 토벌대는(11사단 9연대 3대대) 신원면에서
공비들을 몰아내고
2월 10일 신원면 수개 마을에서
청장년 136명을 색출하여 3명만 남기고
통비(通匪)분자라는 이름으로
전원 사살했다.
이튿날 2월 11일에는
피난시킨다는 명목으로
1,000여명의 주민을 신원 초등학교에 몰아놓고
군인, 경찰, 공무원 가족을 가려낸 다음
500명이 넘는 무고한 양민을
인근 산기슭으로 끌고 가
집단 사살했다.
남자 233명 여자 304명
그 중에는 어린아이 50여명과 다수의 노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몸서리쳐지는 추운 겨울이었다.
시신이 산처럼 쌓인 학살현장에서
가늘게 새어나오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서로 엉켜 붙은 손끝에서
흐르는 피,
엄마 등에 업혀 고개 꺾인 아기,
발가락의 경련,
그곳을 향해 기관총은 불을 뿜었고
끝내는
피로 엉킨 시신위에
휘발유를 끼얹어 불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