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와 시를 써서 원래 시인으로 출발했던 황순원은 소설에도 뛰어났죠. 그의 소설 중에 '세계의 폭력성에 대한 분노를 못 이겨, 맞싸워 이길 수는 없지만 굴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주인공 동호가 나오는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0)'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둘이는 다방을 나와 거기서 과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단골집으로 갔다. 간판도 없는 여염집으로 대개 한 번 왔던 손님이 찾아오는 술집이었다." 우리가 '여염집 아낙', '여염집 규수' 등 이런 말을 자주 접하는데요. 여기에 나오는 '여염집'이란 말은 '보통 백성의 살림집'으로 '백성들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여염(閭閻)'이라 한 데서 나온 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들이 괜찮은 '여염집'을 보고서 '요양을 한다'거나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