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케스트너(Erich Kästner) 3

에리히 케스트너(Erich Kästner)

덫에 걸린 쥐에게 원을 긋고 달리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느냐? 헛일이다! 깨달아라! 정신 차려라! 탈출구는 하나밖에 없다: 네 안으로 파고 들어가라! * * * * * * * * * * * * * * * An die Maus in der Falle Du rennst im Kreis und suchst ein Loch? Du rennst umsonst! Begreif es doch! Besinn dich! Ein einz’ger Ausweg bleibt dir noch: Geh in dich! * * * * * * * * * * * * * * * * 에리히 케스트너(Erich Kästner)의 시 중에서 역설[paradox]을 담은 아포리즘(aphorism)은 매우 평이한 비유와 상징으로 반어적 위트를 이..

에리히 케스트너(Erich Kästner)

바우리히 중사 12년 전 그는 우리의 중사였다. 그에게서 우리는 "받들어 총!"을 배웠다. 한 병사가 넘어지면 그는 비웃으며 모래 위에 쓰러진 병사에게 침을 뱉었다. "무릎 꿇어!"가 그가 가장 좋아한 말이었다. 이백 번도 더 외쳤다. 그럴 때면 우리는 황량한 연병장에서 서 있다가 골리앗처럼 무릎을 꿇고 증오를 배웠다. 기어가는 병사를 보면 상의를 낚아채고는 "이 얼어 죽을 놈!"이라고 으르렁거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청춘을 값싸게 팔아넘겼다...... 그는 재미 삼아 나를 모래밭 속을 뒹굴게 했고 뒤에서 지켜보며 물었다: "내 권총을 손에 쥔다면- 당장 나를 쏘아 죽이고 싶겠지?" 나는 "예!"라고 말했다. 그를 아는 사람은 결코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그..

에리히 케스트너(Erich Kästner)

영원한 사랑의 전형(典型) 노란 버스를 타고 그 마을을 지났지 깜박할 새 들어섰었지, 깜박할 새 빠져나왔었지 최초의 집, 최후의 집, 그저 그것뿐 난 이름을 잊었던가? 난 도대체 읽기나 읽었던가? 포도밭과 목장(牧場) 사이 헤센 지방의 시골 거리 뉘 초록빛 사립문 앞에 기대 섰었지 그때 뉜 문득 나를 봤었지 지나고 나서 난 돌아다보았지 뉘 아는 체를 했지 뉘라고 불러 실례될까? 미리 용서받을 겨를도 없었지. 난 뉘라고 부르겠다. 난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때 뉘 곁에 가서 섰더라면 하고 뉘도 같은 심정은 아니었는지? 나하고 같은 심정은? 우연에는 분별이 없다. 이를테면 장님이지 느닷없이 우리한테 손을 내밀었다 도로 거둬들였지 꼭 겁 많은 어린애처럼 난 굳게 믿기로 다짐했다. 너야말로 바로 그 사람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