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리히 중사
12년 전
그는 우리의 중사였다.
그에게서 우리는 "받들어 총!"을 배웠다.
한 병사가 넘어지면 그는 비웃으며
모래 위에 쓰러진 병사에게 침을 뱉었다.
"무릎 꿇어!"가 그가 가장 좋아한 말이었다.
이백 번도 더 외쳤다.
그럴 때면 우리는 황량한 연병장에서 서 있다가
골리앗처럼 무릎을 꿇고
증오를 배웠다.
기어가는 병사를 보면
상의를 낚아채고는
"이 얼어 죽을 놈!"이라고 으르렁거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청춘을 값싸게 팔아넘겼다......
그는 재미 삼아 나를 모래밭 속을 뒹굴게 했고
뒤에서 지켜보며 물었다:
"내 권총을 손에 쥔다면-
당장 나를 쏘아 죽이고 싶겠지?"
나는 "예!"라고 말했다.
그를 아는 사람은 결코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그는 짐승이었다. 침을 뱉고 소리를 질러댔다.
바우리히 중사는 짐승으로 불렸다.
우리 모두는 왜 그런지 안다.
그는 내 심장을 망가뜨렸다.
나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심장이 쑤시듯이 아프고 두근두근 거린다.
잠들기 전 무서운 생각이 들 때면
그가 떠오른다.
* * * * * * * * * * * * * * * *
* 에리히 케스트너(Erich Kästner, 1899년 2월 23일 ~ 1974년 7월 29일)는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독일에서는 드물게 유머가 넘치는 작품을 썼으며 풍자적인 시도 썼다.
가난한 직공의 아들로 드레스덴에서 출생하였다.
장학금을 얻어 라이프치히, 베를린 양 대학에서 배워 학위 취득 후 저널리스트가 되고 처녀시집 《허리 위의 심장》(1928)을 간행한 후 창작에 전념하였다.
풍자소설 《파비안》(1930)을 비롯하여, 소년문학의 걸작인 《에밀과 소년 탐정》(1928), 《하늘을 나는 교실》(1933), 《두 사람의 로테》(1949) 등을 발표했다.
국제 펜클럽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케스트너는 냉혹한 관찰안으로 세상을 풍자한 합리주의자이며 나치스 시대에는 집필금지, 분서(焚書)나 체포 등 헤아릴 수 없는 박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에 희망을 잃지 않고 소년문학에 밝은 신풍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