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시인은 자기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거룩한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하느님이
널리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그에게 내려 주신 것이다.
하느님이 시인에게
"나의 백성을 이끌라! 만일 그들이 나의 율법을
어기거든 그들을 벌하고
그들을 미망(迷妄)에서 눈뜨게 하고, 그들을 영원한
별로 돌아오게 하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러한 사명을 받은 시인은 백성들의 길잡이로서
은혜를 받은 그의 입에서는
황금같이 무겁고 아름다운 말들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양 떼들은
언제나 목자들의 인도에 순종하지 않는데
이는
눈먼 백성들이 쉽사리 돈 앞에 무릎을 꿇기 때문이다.
옛이야기에도 있듯이
모든 이가 시계소리에 홀려 있을 때
밤새의 청아한 가락은 암흑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고독은 시인의 운명이다.
그러나 시인은 하느님의 소명에 충실히 따르며
백성들을 타이르고 꾸짖으며
모두가 반겨하지 않는 노래를 계속한다.
시인의 거문고는 그의 칼, 멀리서
하느님의 약속하신 나라를 우러르기만 할지라도,
평안도 영예도 없이 죽을지라도
시인의 힘찬 말은
착한 이들 가슴속에 시들지 않고 살 것이요,
그리고 잊혀진 그의 무덤을
하늘의 이슬이 적셔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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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카르다 후흐(Ricarda Huch.1864.7.18∼1947.11.17)
독일의 여류시인ㆍ소설가ㆍ사학자. 브라운슈바이크 출생. 부유한 무역상의 딸로 태어났으나, 가운(家運)의 쇠퇴와 사촌오빠와의 불행한 연애로 고향을 피하여 스위스 취리히대학에서 역사학 및 철학을 배웠다. 취리히 시립도서관의 사서(司書), 여교사 등으로 일하면서 시․소설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이어서 브레멘 및 빈의 여고(女高) 교사를 역임하였다.
생애의 마지막 시기에는 베를린과 예나에서 살았다. 프로이센 아카데미의 최초의 여성회원이며, 또한 괴테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였다. 신(新) 낭만주의 운동의 대표자이며, 시(詩)와 단편소설 외에, 장편소설, 평론 등이 있다.
미(美)와 인생의 대립에서 생을 제어(制御)하려는 의지와 미의 지복(至福) 속으로 몰락해 가는 지질(資質)이 엿보인다. 자연주의의 피상적인 태도에 반대하여 전(前) 세기의 낭만주의에의 복귀를 강조하고, 이것을 학술적․예술적으로 해명한 <낭만파의 전성기>(1899)와 <낭만파의 진전과 그 몰락>(1902)을 썼다.
창작에 있어서도 제재를 독일의 과거에서 취하고 풍부한 시적 공상에 의하여 독자적인 상징의 세계를 묘사하였다. 시류(時流)로부터 동떨어진 몽상가의 연애와 함부르크의 거상(巨商)의 몰락을 묘사한 <젊은 루돌프 우르슬로이의 추억>(1893), 미를 욕구하는 인간이 마침내 체념의 생활에서 존재의 의의를 찾아내는 <미하엘 웅거>(1903)에는 아름다운 꿈과 언어의 음악이 넘쳐흐르고 있다.
가리발디의 이탈리아 통일의 투쟁을 취급한 <로마 교외의 전투>(1907)로 시작한 역사소설에는 <페데리고 콘팔로니에리 백작의 생애>(1910) <발렌슈타인>(1915) 등의 훌륭한 사기(史記)가 나왔으며, 새로이 <독일에서의 대전>(1912∼1914) <독일 국민의 로마제국>(1935) <신앙의 분열시대>(1937)와 같은 연구가 나타났다.
단편소설에는 <월하의 윤무(輪舞)>(1896) <최후의 여름>(1910) <데루가 사건>(1917) 등 다수가 있으며, 시집에 <신시집>(1907) <사랑의 시집>(1912), 철학적 저서에 <루터의 신앙> <(1916) <성서의 의미>1919) <스위스의 봄>(1938) 등이 있다.
【소설】<젊은 루돌프 우르슬로이의 추억>(1893) <월하의 윤무(輪舞)>(1896) <최후의 여름>(1910) <페데리고 콘팔로니에리 백작의 생애>(1910) <발렌슈타인>(1915) <데루가 사건>(1917)
【시집】<신시집>(1907) <사랑의 시집>(1912)
【평론】<낭만주의의 개화기(開花期)>(1889) <낭만파의 전성기>(1899) <낭만주의의 진전과 그 몰락>(1902) <독일에서의 대전(大戰)>(3권, 1912∼1914) <독일 국민의 로마제국>(1935) <신앙의 분열시대>(1937)
【저서】<루터의 신앙> <(1916) <성서의 의미>1919) <스위스의 봄>(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