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유독 더웠다. 세계에 불어닥친 기후와 자연 재해, 쓰레기로 오염된 바다와 그것에 축적된 우리들의 먹거리, 지속된 무더위로 인한 짜증과 화(火)가, 법과 도덕과 상식을 넘어, 타인에게 전달된 무차별적이고 무작위적인 폭력들. 어느 기독교의 교리 말씀대로 예수님은 불로 심판하실까? 서기 999년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지구가 멸망한다고 모두가 벌벌 떨었다. 그것도 가장 문명국이라는 유럽 제국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종말론을 믿으며 이제 이 세상은 끝나고 새로운 천년왕국 즉 기독교적인 세계가 시작된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서기 999년의 12월이 다가서자 전 유럽이 공포 속에 휩싸였으며, 따라서 의도적인 자선이나 회개가 사회를 뒤덮었다. 바람을 피운 남편도 부인에게 용서를 빌고, 부자들은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