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하여 나는 완벽한 외로움, 그 자체. 나는 텅 빈 허공. 사방으로 떠도는 구름. 나에겐 형상이 없고 나에겐 끝이 없고 안식이 없어라. 나에겐 집이 없고 나는 사방을 스쳐가는 무심한 바람. 나는 물 위로 솟구치는 흰 새, 나는 수평선, 어느 기슭에도 닿지 못할 파도. 나는 모래 위로 밀어 올린 조개껍질, 나는 지붕 없는 오막살이에 비치는 달빛, 언덕 위 허름한 무덤 속에 잊힌 죽은 자, 나는 물통으로 물을 길어 나르는 늙은 사내, 나는 빈 공간을 건너가는 광선, 우주 밖으로 흘러가는 작아지는 별. * * * * * * * * * * * * * * * 캐서린 제시 레인(Fatherleen Jessie Raine, 1908년 6월 14일 ~ 2003년 7월 6일 향년 95세)은 영국의 여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