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고별 사람이 잠에 빠져 시간조차 잊어버렸을 때 그림자가 작별인사를 하러 와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천국에 있다면 나는 가기 싫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지옥에 있다면 나는 가기 싫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아이들 미래의 황금세계에 있다면 나는 가기 싫다. 그러나 내가 싫어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다. 벗이여, 나는 그대를 따라가기 싫다. 머무르고 싶지도 않다. 싫다. 아아, 아아, 싫다. 허공을 헤매는 편이 차라리 낫다. 나는 한갓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대와 헤어져 어둠 속에 가라앉을까 한다. 그러면 어둠은 나를 삼켜 버릴 것이다. 그러면 밝음도 나를 지워 버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명암 사이를 헤매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어둠 속에 빠지는 편이 낫다. 그러나 나는 결국 명암 사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