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슬픔 눈이 질펀한 명동성당 앞의 동냥노래 부르는 맹인부부 무작정 상경하여 5년동안 벌은 오백만원을 날치기 당해 애태우는 구로공단의 여공 건장한 중년 사장님이 휘두른 골프채에 머리를 다친 워커힐의 젊은 캐디아가씨 무전취식으로 종로서에 고발된 휴가나온 전방의 일등병 네온싸인이 명멸하는 청계천의 삼류술집앞의 깡마른 기도 을지로 국립의료원 앞의 술취한 지겟꾼의 토사물과 그 옆에 쪼그려앉아 울며 깨우고 있는 어린 아들 남대문시장 장사치 여편네의 억센 팔에 거머잡힌 머리채를 뺄려다 승강대에서 떨어지는 어린 시내버스안내양 비내리는 영동교 난간을 들이받은 병든 아내와 배고파 우는 아이를 집에 두고 온 보조 한시택시운전사 열아홉번의 교도소 생활에 스무번째 절도로 일부러 끌려온 일흔세살의 약수동노인 비오는 종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