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玄海灘(현해탄) 임화(林和) 이 바다 물결은 예부터 높다. 그렇지만 우리 청년들은 두려움보다 용기가 앞섰다. 산불이 어린 사슴들은 거친 들로 내몰은 게다. 대마도를 지내면 한 가닥 수평선 밖엔 티끌 한점 안 보인다. 이곳에 태평양 바다 거센 물결과 남진해온 대륙의 북풍이 마주친다. 몽블랑보다 더 높은 파도, 비와 바람과 안개와 구름과 번개와, 아세아의 하늘엔 별빛마저 흐리고, 가끔 반도엔 붉은 신호등이 내어걸린다. 아무러기로 청년들이 평안이나 행북을 구하여, 이 바다 험한 물결 위에 올랐겠느나? 첫번 항로에 담배를 배우고, 둘째번 항로에 연애를 배우고, 그 다음 항로에 돈맛을 익힌 것은, 하나도 우리 청년이 아니었다. 청년들은 늘 희망을 안고 건너가, 결의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들은 느티나무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