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영국

E.브라우닝

높은바위 2015. 3. 23. 10:47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헤아려 보죠.

비록 그 빛 안 보여도 존재의 끝과

영원한 영광에 내 영혼 이를 수 있는

그 도달할 수 있는 곳까지 사랑합니다.

태양 밑에서나 또는 촛불 아래서나,

나날의 얇은 경계까지도 사랑합니다.

권리를 주장하듯 자유롭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칭찬에서 돌아서듯 순수하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옛 슬픔에 쏟았던 정열로써 사랑하고

내 어릴 적 믿음으로 사랑합니다.

세상 떠난 성인들과 더불어 사랑하고,

잃은 줄로만 여겼던 사랑으로써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한평생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써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의 부름 받더라도 죽어서 더욱 사랑하리다.

 

 

 

* 엘리자베드 브라우닝(Elizabeth Browning : 1806-1861)은 시인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부인이다.

조숙한 천재로서 여덟살 때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그리스 원어로 읽었고, 14세 때 서사시〈마라톤의 전쟁>을 써서 인쇄하였다.

시인으로 유명해지자, 그 당시 아직 무명 시인에 지나지 않았던 로버트와 서신 연락을 가지게 되었고, 마침내 청혼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로 결혼이 이루어지지 못하자, 이탈리아로 가서 결혼생활을 했다.

로제티(Christina Georgina Rossetti : 1830-1894 : 런던에서 은둔자처럼 고요하게 살았다고 전해짐.)와 더불어 영국을 대표하는 여류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