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49. 갈 대

높은바위 2005. 7. 30. 05:55
 

149. 갈 대

 

                                        신 경 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문학예술(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