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풀 잎
박 성 룡
Ⅰ
너의 이름이
부드러워서
너를 불러 일으키는
나의 성대가 부드러워서
어디에 비겨볼
의미도 없이
그냥 바람 속에
피어 서 있는
너의 그 푸른 눈길이
부드러워서
너에게서 피어오른
푸우런 향기가
너에게서 일어나는
드높은 음향이
발길에 어깨 위에
언덕길에 바위 틈에
허물어진 거리
쓰러진 벽 틈에
그냥 저렇게 피어 서 있는
너의 樣姿가 부드러워서
아 너의 온갖
지상의 어지러운 事象에 관한
싱싱한 추리가
부드러워서 ---
Ⅱ
꽃보다
밝은 이름
물방울보다
맑은 이름
흙보다
가까운 이름
칼끝보다
날카로운 이름
풀잎이여,
아 너 홀로 어디에고
살아있는 이름이여.
1956. 문학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