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35. 바 람

높은바위 2005. 7. 27. 06:21
 

135. 바   람

 

                         김 남 조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靑果 연한 과육에

  수태를 시키지만

  바람은 果園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지 말지 하는 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이 바람이던 게야

  바람의 衣冠 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끼리 훠이훠이 가는 게 좋아

  헤어져도 먼저 가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아


  바람 불면

  바람 따라 나도 갈래

  바람 가는 데 멀리멀리 가서

  바람의 색시나 될래

 

                     1976. ꡔ동행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