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36. 겨울 바다

높은바위 2005. 7. 27. 06:23
 

136. 겨울 바다

 

                                      김 남 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 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시집 ‘겨울 바다’(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