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34. 돌베개의 詩

높은바위 2005. 7. 27. 06:20
 

134. 돌베개의 詩

 

                                        이 형 기

 

  밤엔 나무도 잠이 든다.

  잠든 나무의 고른 숨결소리

  자거라 자거라 하고 자장가를 부른다.


  가슴에 흐르는 한 줄기 실개천  그 낭랑한 물소리 따라 띄워보낸 종이배

  누구의 손길인가, 내 이마를 짚어주는.


  누구의 말씀인가

  자거라 자거라 나를 잠재우는.


  뉘우침이여.

  돌베개를 베고 누운 뉘우침이여.

 

                       1971. ꡔ돌베개의 시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