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歸 路
이 형 기
이제는 나도 옷깃을 여미자
마을에는 등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복된 저녁상을 받고 앉었을 게다.
지금은
이 언덕길을 내려가는 시간,
한오큼 내 각혈의
선명한 빛깔 우에 바람이 불고
지는 가랑잎처럼
나는 이대로 외로워서 좋다.
눈을 감으면
누군가 말없이 울고 간
내 마음 숲 속 길에
가을이 온다.
내 팔에 안기기에는 너무나 박찬
崇嚴한 가을이
아무데서나 나를 향하여 밀려든다.
1954. 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