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30. 智異山 讚歌

높은바위 2005. 7. 26. 08:00
 

130. 智異山 讚歌

 

                    송 욱

 

  어머니처럼

  그대는 높이 넓어

  골짜기에서

  구름이 태날 만큼 ---

  무릎 위에 나를 안았다

  그늘에 앉으면

  폭염을 토하던 해가

  깜박이는 등불이 되고

  환하게 밝아오는 잎새마다

  오히려 시원한 萬송이 태양!


  수풀이 초목으로

  흠질하고 수놓은

  아득히 파란 꿈속에

  무리지어 잠자는 羊떼

  흰 구름이여!


  한가닥 실오리를

  걸치지 않고

  우람하게 해묵은

  바위에 기대서면

  자연 그대로

  남자마다 지닌

  자라 모가지가

  흉하지 않다

  아아 폭포를 입은 알몸!

  더욱 무엇으로 치장하랴

  어느 白雲

  어느 진주 목걸이?

  쏜살같은 물결이

  온몸에 薄荷를

  부벼 넣었다!

  바람결이 不老草다

  마음껏 마셔본다

  나는 바커스

  나는 水仙!


  온갖 소리 갖은 사연을

  휩싼 개울이 三千大千世界를

  우르릉 울려 간다

  어떤 집념이

  이처럼 자재롭고

  어떤 비밀이

  이처럼 뚜렷할까!


  어느 어리석음이

  이대로 절로 늙어간다고?

  대지의 맑은 핏줄 젖줄을 물고

  항시 자라고

  영원토록 젊으리라


  물, 바위, 수풀

  이렇게 三神이 빚어낸 그대를

  힘들 바 없이

  선선함이 받들고 있다!

  우주도 진리도

  빈틈없이 움직이는

  생명이기에!

 

          1978. ꡔ나무는 자란다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