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와 별
햇빛 없는 날, 내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 말씀하길
—내 품 안의 꽃이여, 관대한 오마그노여,
나 와 천지창조를 한데 담아 반영한 이여,
물고기가 새로 준마로 인간으로 돌아왔구나,
이 두 가지를 바라보라, 고통스럽게 네게 제공하는,
삶의 표징들이니, 보라 그리고 선택하라.
하나는 멍에이니, 그것을 수락하고, 즐거워하는 자는
순순한 황소의 삶을 살게 되니, 주인에게
순종하고, 따뜻한 짚단과, 푸짐한 귀리를 얻는구나.
또 하나는 오, 내게서 태어난 큰 신비이니
산지에서 치솟은 산꼭대기 같아라.
밝게 빛나며 우리를 찌르는 이것, 별이구나.
빛으로 물뿌린 것 같으니 죄인들은
무거운 업보를 진 괴물처럼
빛을 지닌 자로부터 너도나도 도망치니,
삶에서 빛을 지닌 자 누구든, 홀로 남는구나.
하지만 고통을 따라가지 않는 황소 같은 사람은
역시 황소로 되돌아가, 불 꺼진 우둔함으로
자연계의 사다리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
언제나 진지한 책에 정신을 담그나니
새벽빛 한 다발로 그것을 퍼내나니.
나는 우주의 실타래와, 이음매,
꽃을 감지하고. 불멸의 시를
낳기 위하여 재빨리 발음하나니.
제단에 있는 신들로부터도 낡은 책으로부터도 아닌,
조제된 유행약품으로 덧칠된
그리스의 꽃들로부터도 아닌, 흔적의
흔적들로가 아닌, 죽어버린 시대들로
뒤섞인 거무죽죽한 전리품들로가 아니니.
시는 우주로부터 탐험된
내면으로부터, 반짝반짝 빛나며
생명의 은혜와 광채로 솟아오를 것이라.
승리하기 위하여, 먼저 싸워야 할 것이니.
그리고 빛으로 침수할 것이니, 새벽빛 같은.
두려움 없이 별로 둘러싸인 사람은,
창조된 대로, 성장하리라!
살아있는 자가 이미
세계를 위하여 자신의 술잔을 비울 때
피비린내 나는 인간 축제의
양식을 위해 기쁘고 엄숙하게
자신의 심장을 꺼낼 때, 남과 북으로부터
오는 바람들에게 성스러운 목소리를 불어넣을 때,
별은 망토 같은 빛으로 그를 감싸고,
순수한 바람은, 축제처럼, 불을 켜는구나,
하여 두려움 없이 살았던, 생명 있는 자는
들으리라 그늘에서 한 걸음 위로 오르는 걸음을!
—멍에를 주실래요, 오, 어머니,
두 발로 그 위에 똑바로 올라설 테니까요 저는
이마 위에서 밝게 빛나며 나를 찌르는 별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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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 마르티(José Julián Martí Pérez, 1853년 1월 28일 ~ 1895년 5월 19일)는 쿠바 아바나에서 출생한 시인이자,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적 지성이다.
16살에 독립운동의 참여를 유도하는 《자유 조국(La Patría Libre)》(1869)과 《압달라(Abdala)》(1869)를 쓰고, 제1차 쿠바독립전쟁에 참가한 이후 에스파냐, 미국, 과테말라, 멕시코 등지로 추방과 망명생활을 반복했다.
에세이 《우리의 아메리카(Nuestra America)》(1891)에서는 혈통과 언어가 동일한 라틴아메리카인의 연합을 주장하는 등 그의 저작물은 19세기 당대의 역사를 반영한다.
1892년 쿠바혁명당을 결성하여 활동하던 중 1895년 에스파냐 군의 기습으로 사망했다.
대표적인 시집 《소박한 詩(Versos Sencillos)》(1891) 외에 산문, 번역서, 개인노트, 연설문 등이 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