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영국

키츠

높은바위 2015. 3. 18. 07:23

 

 

   그리스 옛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Ode on a Grecian Urn)

 

Thou still unravish'd bride of quietness,(너는 더렵혀지지 않은 고요의 신부)

Thou foster-child of silence and slow time,(너는 침묵과 기나긴 세월 속에 자란 양자)

Sylvan historian, who canst thus express(너는 숲의 역사가. 우리 시인의 노래보다 묘하게)

A flowery tale more sweetly than our rhyme(꽃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이렇듯 말해 전할 수 있나니)

What leaf-fring'd legend haunts about thy shape(네 둘레에 감도는 것은 그 어떤 전설인가.)

Of deities or mortals, or of both,(그것은 템페의 골짜기인가, 아니면 알카디아 언덕의)

In Tempe or the dales of Arcady?(신들의 일인가, 사람들의 일인가, 또는 신과 사람의 일인가?)

What men or gods are these? What maidens loth?(그것은 무슨 사람일까, 무슨 신일까, 도망치려 하는 것은 어떤 소녀일까?)

What mad pursuit? What struggle to escape?(그 얼마나 미친 듯한 구애인가, 또한 도망치려하는 몸부림인가?)

What pipes and timbrels? What wild ecstasy?(그 어떤 피리며 또 어떤 북인가? 그리고 얼마나 미친 듯한 환희인가?)

 

Heard melodies are sweet, but those unheard(귀에 들려오는 선율은 아름다우나, 이를 울리지 않는 선율은)

Are sweeter; therefore, ye soft pipes, play on(더욱 아름답다. 자, 네 부드러운 피리를 계속 불어라.)

Not to the sensual ear, but, more endear'd,(육신의 귀에다가 불지 말고 좀더 친밀히)

Pipe to the spirit ditties of no tone(영혼을 향해 소리 없는 노래를 불러라)

Fair youth, beneath the trees, thou canst not leave(나무 그늘에 있는 아름다운 젊은이여, 네 노래는)

Thy song, nor ever can those trees be bare(멈추어지는 일 없고, 이 나무의 잎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Bold Lover, never, never canst thou kiss,(사랑에 빠진 젊은이여, 너는 결코 입맞출 수 없으리라.)

Though winning near the goal yet, do not grieve(목표 가까이 닿긴 해도—그러나 슬퍼 말아라.)

She cannot fade, though thou hast not thy bliss,(비록 크나큰 기쁨을 얻지 못할지라도 그녀는 빛 바래는 일 없으니,)

For ever wilt thou love, and she be fair!(영원히 사랑하라, 그녀는 영원히 아름다우리라.)

 

Ah, happy, happy boughs! that cannot shed(아아 너무나 행복한 나뭇가지들이여!)

Your leaves, nor ever bid the Spring adieu(잎은 지는 일 없고, 봄에 이별을 고하는 일도 없다.)

And, happy melodist, unwearied,(또한 행복한 연주자여, 그대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For ever piping songs for ever new(영원히 새로운 노래를 영원히 연주할지니)

More happy love! more happy, happy love!(더욱 행복스러운 사랑이여! 너무나 행복한 사랑이여!)

For ever warm and still to be enjoy'd,(언제나 따스하고 영원히 즐거워라.)

For ever panting, and for ever young(언제까지나 불타듯 추구하고 언제까지나 젊도다.)

All breathing human passion far above,(살아 있는 인간의 정열이란)

That leaves a heart high-sorrowful and cloy'd,(끊임없이 추구하여 가슴은 슬픔으로 넘치고)

A burning forehead, and a parching tongue.(이마는 불타며 혀는 타올라 네 사랑에 미치는 것이 아닐지니.)

 

Who are these coming to the sacrifice?(이 희생 의식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To what green altar, O mysterious priest,(오오! 신비로운 사제여, 비단과 같은 몸에다)

Lead'st thou that heifer lowing at the skies,(화환을 장식하고 하늘을 우러러 우는 송아지를)

And all her silken flanks with garlands drest?(어떤 초록빛 제단으로 데리고 가는가.)

What little town by river or sea shore,(이 거룩한 아침, 여기 모인 사람들이 남겨 두고 온 것은)

Or mountain-built with peaceful citadel,(강변의 어느 작은 마을이던가, 바닷가의 마을이던가?)

Is emptied of this folk, this pious morn?(아니면 평화로운 성채로 둘려진 산 위의 마을이던가?)

And, little town, thy streets for evermore(조그마한 마을이여, 네 거리는 영원히)

Will silent be; and not a soul to tell(조용해질 것이리라. 그리고 한 사람도)

Why thou art desolate, can e'er return.(돌아와 황폐해진 까닭을 말하는 사람 없으리니.)

 

O Attic shape! Fair attitude! with brede(오오 아티카의 형체여! 아름다운 모습이여!)

Of marble men and maidens overwrought,(대리석 남자와 여자가 조각되어 있고)

With forest branches and the trodden weed(숲의 나뭇가지와 짓밟힌 풀들도 그려져 있다.)

Thou, silent form, dost tease us out of thought(너는 침묵의 모습, ‘영원’이 시키는 것처럼)

As doth eternity: Cold Pastoral!(우리를 '사고'의 저쪽으로 몰아낸다. 차가운 목가!)

When old age shall this generation waste,(늙음이 지금의 사람들을 멸하게 할 때)

Thou shalt remain, in midst of other woe(너는 인간의 친구가 되어)

Than ours, a friend to man, to whom thou say'st,(지금 고뇌와 다른 괴로움 속에 남아 인간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Beauty is truth, truth beauty,”—that is all(”아름다운 것은 진리요,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Ye know on earth, and all ye need to know.(이것이 세상에서 인간이 알고 있는 전부요, 알아야 할 전부이러니.)



   
       
 
* ode란 서정시의 한 형식으로 한시의 <송(頌)>이나 <부(賦)>에 속한다.

특징으로는 부름의 형식을 취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지니며, 시인의 주관적 색채가 짙다.

이 작품은 시인의 나이 24세 때인 1819년의 작품으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고대 항아리에 그려진 모양을 보고, 지난날의 영화로운 그리스를 생각하면서, 예술작품으로서의 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의문문과 감탄문을 많이 사용하면서 영탄조로 노래하여, 마침내 미의 영원성과 절대성까지 주장하는 것이다.

 

항아리는 물론 그리스 문화의 소산이다.

이 항아리를 통해 "Beauty is truth. truth is beauty"라는 말까지 한, 키츠의 시는 예술지상주의적 빛깔이 짙고, 미의 탐구자로서 중세와 그리스의 먼 옛날의 세계를 동경하고, 자유를 노래하고, 혁명에 마음이 이끌렸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유미주의자가 아니요, 깊고 조용하게 인생을 관조하고, 거기서부터 영원한 것을 동경하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