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과 그 비극의 역사/아버지의 城

잠 못 드는 혼백

높은바위 2019. 7. 3. 08:12


  

 

잠 못 드는 혼백

 

 

피난길은 험난했다.

아침을 해결하고 나면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했고,

골목마다 지켜선 징병(徵兵)의 눈초리는

인정사정없었다.

 

그러나 일부 층의 아이들은

환호(歡呼)의 색지를 날리며

후방으로 국외(國外)

구원의 나래를 펴던 반목(反目)

이 땅 어느 역사 속에

그런 반목이 남아있었는지.

 

불만을 늘어놓으면

불순분자로 제쳐놓던

한 시대를 숨 막히게 하던 오류,

권좌에 저들은

끝내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눈감으면 불 꺼진 마을의

어둠이 따라서고

소백산맥을 짚어보면

총상 입은 흔적은 함묵(緘黙)의 고요,

잠 못 드는

혼백의 숨결로 남아

그 날의 면면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