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일본식 한자어인 '낭만'을 '로망'으로 쓰면 어떨까요?

높은바위 2022. 10. 9. 09:24

 

"금강산은 4계절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죠.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엔 풍악산, 겨울은 개골산, 같은 산이지만 계절마다 다른 이름이 있으니 멋과 낭만이 느껴지네요."

"난 낭만적인 남자가 좋더라."

"넌 어쩌면 그렇게 낭만이 없니?"

 

이렇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있는 말 중의 하나가 '낭만'이라는 단어죠.

그런데 '낭만'이라는 말이 일본식 한자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우리가 이렇게 잘 쓰고 있는 '낭만'이란 말의 탄생은 그 뜻만큼 낭만적이진 않습니다.

 

이 말은 '대중적인 설화'라는 뜻의 프랑스어 '로망'에서 나온 말인데요.

그것이 '소설'을 가리키는 말로 발전했고 17세기경에 영국으로 건너가서 지금의 공상적이며 감성적이란 뜻을 가진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로망'이 일본으로 들어가선 '낭만'으로 변하게 된 거죠.

 

일본에서 단순히 '로망'을 원음에 가깝게 소리 내기 위해 '낭만'으로 쓰고 있는 건데요.

그들 역시 표기는 '낭만'으로 해도 읽기는 '로만'으로 읽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이나 일본에는 소리만 내기 위해 쓰는 한자어가 많은데, 아무 뜻도 없고 원음과 동떨어진 그런 말들을 들여와 우리가 쓴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구나 오늘, 한글날 576돌을 맞은 시점에서 이 글을 올리자니 더욱 우리말 사랑이 절실해집니다.

 

'유럽'을 일본식 한자어인 '구라파'로 쓰는 것도 그 한 예가 될 텐데 그럴 바에야 원음 그대로 '유럽'으로 쓰는 것이 바른 말이 되겠고, 일본 사람조차 '로만'이라고 읽고 있는 '낭만'을 쓰기보다는 원음 그대로 '로망'이라고 쓰는 것이 낫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