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 실존이 그 본질에 선행하는 것과 같은 하나의 존재,
다시 말하면 여하한 개념에 의해서도 규정되기 전에 먼저 실존하는 존재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며,
하이데거의 말을 빈다면 인간적 현 존재인 것이다.
그러면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것은 인간이 먼저 실존하고, 만나게 되고, 세계 속에 출현하고,
이어 자기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실존주의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인간이 규정되지 않는 것은, 먼저 처음에는 그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존재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는 자기로 하여금 그렇게 되게 하려고 하는
꼭 그대로의 사람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성이라고 하는 것을 발명해야 할
신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간성이라고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단지 있는 것이다.
* 인간성의 밑바닥이 드러날 때 사이비 윤리가 시작된다. - 슈바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