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싯귀[名詩句]와 명구(名句) 모음집/너-그것

이상하게도

높은바위 2015. 11. 25. 09:54

 

 

 

 

이상하게도 가슴 설레이는 이 꿈을 나는 자주 봅니다.

내가 사랑하고 그리고 나를 사랑해 주는, 그러면서 누군지도 모르는 한 여인입니다.

그리고 볼적 마다 항상 다르나 그렇다고 전연 딴 사람도 아닌,

그러면서 나를 사랑하고, 그러면서 나를 이해 해 주는 한 여인입니다.

 

그 여인은 나를 이해 해 줍니다.

그리고 그 여인에게만 내 마음은 환히 밝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인에게만 내 마음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창백한 내 이마의 진땀을 그 여인만이 그의 눈물로 깨끗하게 닦아 줄 수 있습니다.

 

그 여인의 머릿털이 어떤 빛깔을 하고 있는 가도 실상은 모르고 있습니다.

그 여인의 이름조차 나는 생각해 낼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다만 한결같은 사랑만을 속삭이던

옛날의 애인들의 이름처럼 그렇게 고은 음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외에는

그 여인의 눈짓은 조각으로 만든 그 것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멀리 끊어질 듯 그러나 엄숙하게 울려오는,

지금은 입다문 그리운 목소리를 듣는 것 같습니다.

 

(Paul Verlaine(폴 베를레에느)의 散文詩 ‘자주 보는 꿈’ 전문)

 

알랭 바리에르(Alain Barriere) - 시인(Un Po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