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신문에서 어느 파렴치한에 대한 기사 봤나?"
"응. 돈을 울궈내다 잡힌 사람 말이지?"
흔히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 달래거나, 위협해서 제 이익을 챙기거나, 무엇인가를 억지로 얻어 내는 것'을 '울궈낸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울궈낸다'라는 말은 방언의 형태로 비표준어입니다.
이것은 원래 '우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인데요.
표준어 형태로는 '우려내다, 우려먹다'가 쓰입니다.
따라서 '돈을 울궈내다'가 아니라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해야 맞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리다'라는 말에는 또 다른 뜻이 있습니다.
즉, '어떤 물건을 담가서 그것의 성분이나 맛을 풀어서 낸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차는 여러 번 우려먹어도 맛과 향이 좋군요."
"물속에 담가 두었다가 쓴 맛을 우려내야 해요."
또 '그 친구는 도대체 똑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우려먹는지 모르겠군'과 같이 '어떤 것을 계속해서 재탕, 삼탕 할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울궈내다'나 '울궈먹다'는 비표준어이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리다, 우려낸다, 우려먹다'로 쓰는 것이 맞다는 것을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