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여자와 남자

높은바위 2023. 11. 22. 07:39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자이다.

제우스 신은 인간들이 밉고 괘씸했다.

불을 훔친 죄로 프로메테우스에게 형벌을 내렸지만, 화가 풀리지 않았다.

 

제우스 신은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에게 진흙으로 사람을 빚으라고 했다.

 

훌륭한 미인이 만들어졌다.

바느질의 신 아테네는 화려한 옷을 지어 주었다.

아프로디테는 간드러진 교태와 애가 타는 마음씨와 교활한 성미를 각각 주었다.

이리하여 판도라가 탄생하였다.

판도라라는 이름은 '모든 선물을 합친 여인'이라는 뜻이다.

 

그녀에게는 상자가 들리어졌다.

그리고 절대 상자를 열어 보지 말라고 주의를 받았다.

그리고는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내졌다.

앞일을 내다보는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에게 미리 주의를 주었으나,

'뒤에야 정신을 차리는' 에피메테우스는 그만 아름다운 판도라를 맞아들이고야 말았다.

 

판도라는 어느 날 몹시 심심하였다.

에피메테우스는 출타 중이었다.

문득 상자를 열어 보고 싶었다.

절대로 열지 말라는 주의는 생각할수록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이었다.

마침내 판도라는 단단히 봉해진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풀썩 연기인 듯 혹은 악귀인 듯한 것이 피어올랐다.

깜짝 놀란 판도라는 얼른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그러나 이미 나올 것은 다 나오고 오직 밑바닥에 깔려 있던 「희망」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조선조 중종 때,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 1489년 ~ 1546년)에게 송도 명기 황진이가 찾아왔다.

진이는 경덕에게 도(道)를 배우는 체하며, 밤이면 가까이하려고 애를 썼다.

 

"선생님을 사모하는 마음 한이 없거늘 어찌 그렇게도 여인의 심정을 모르시나이까!"

황진이의 이런 물음에,

"허허 내 눈에 어찌 남녀의 구별이 있겠느뇨?"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