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서는 탁발(托鉢)이라는 전통이 있다.
수행자는 걸식을 통해서 수행에 적이 되는 아만(我慢)과 고집을 버리고, 베푸는 사람은 보시(布施)를 통해서 공덕을 쌓는 불가의 한 수행 방편이다.
예전에 어느 스님께서는 탁발을 다니시는데, 주로 걸인들이 사는 움막에 들러서 탁발을 구했다고 한다.
자신들도 얻어먹는 처지에 스님께서 탁발을 오시니 먹을 것을 내줘야 하는 걸인도 걸인이지만, 그 제자들이 더 궁금했다고 한다.
그래서 큰스님께 여쭸다.
"스님, 잘 사는 집들 다 놔두고 왜 하필이면 거지에게 탁발을 구하십니까?"
"잘 사는 사람들이야 쌓은 공덕이 많아 잘 살지만, 못 사는 사람은 베풀지 않고 인색한 탓에 이렇게 가난하게 사니, 공덕을 쌓게 하기 위해서 그런다."
복 짓는 일이야 베푸는 보시만 한 것이 없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베풀되 조건 없이 베푸는 깨끗한 '무주상 보시(無住相布施)'를 하라고 하셨다.
만약 바라는 마음으로 보시를 베푼다면 원망과 미움이 생기는 과보를 낳게 된다.
어머니가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푼다는 생각 없이 자비를 실천할 때, 비로소 보시의 참다운 공덕이 쌓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