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다 보면 몸이 불편해짐을 느낄 때가 있다.
밀린 얘기들을 나누며 한참을 떠들썩하다 보면,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올 때가 있다.
왜 이렇게 불편한지 가만히 살펴보면 해답이 나온다.
마주한 친구는 소파에 편하게 기대앉아서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를 하는데,
나 자신은 테이블에 바짝 붙어 앉아서 행여나 내 얘기가, 덜 들리거나 탁자에 떨굴까 봐, 언성을 잔뜩 높여 얘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귀가 잘 안들리거나 친구가 보청기를 사용할 정도라면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겠지만, 또 젊은 날 소음이 심한 곳에서 살거나 일하던 습관으로 자연 목청이 클 수 있겠지만...
'내 목소리가 커서 저 친구가 멀게 앉았는지, 저 친구 목소리가 작아서 내 목소리가 커졌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목소리 큰 사람이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주위에서 우리를 보는 눈이 목소리 크면 언쟁을 하는 듯 시끄럽게 보이고, 목소리 큰 사람이 무지하고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누군가 세상에는 딱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목소리가 큰 사람과 목소리가 작은 사람.
그런데 수세기에 걸쳐 벌어진 크고 작은 전쟁들은 모두 목소리 큰 사람들 때문에 일어났다고 한다.
부드럽게 속삭이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고통받은 적은 없다는 것이다.
세상은 속삭이는 자에게 귀를 기울인다.
내가 대화하는 목소리는 어땠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