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을 보다가 문득 알아차리게 된 것이 있다.
사람은 입으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도 쉼 없이 떠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생각 저 생각 이 걱정, 우리가 알아차릴 틈도 없이 생각은 쉼 없이 분별하고 판단한다.
감각도 그렇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느끼는 것은 우리 몸이 지속되는 한, 계속되는 생명현상이다.
그것이 그것인 대로만 작용하면 좋겠지만,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이 감각과 생각에 사로잡혀서, 업풍(業風)이라는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낙엽 신세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한, 감각을 억압하고 생각을 통제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어느 날 석가모니가 제자 마하가섭의 죽음을 두고 몹시 슬퍼하자, 제자들이 궁금해서 물었다.
"이미 깨달음을 성취하신 세존이신데 아직도 슬퍼할 것이 있습니까?"
석가모니가 대답하였다.
"나도 슬프면 슬퍼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아름다움을 느끼느니라. 다만 슬픔과 아름다움을 느낄 뿐 그로인한 인과의 업은 짓지 않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