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두기 위하여
초원에서
나는 초원의 부재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어디를 가건
나는 무언가의 사라짐이다.
내가 걸을 때는
공기를 갈라놓는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공기가 움직인다.
내 몸이 지나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사람들이 움직이는 데는
저마다 이유가 있다.
나는 무언가를 그대로 두기 위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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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스트랜드(Mark Strand, 1934년 4월 11일 ~ 2014년 11월 29일, 향년 80세)는 캐나다 태생의 미국 시인, 수필가, 번역가이다.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 태어났고, 미국과 남미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았다.
10여 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중 <눈보라 한 조각>(Blizzard of One)은 1999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주요 시집으로 <어두운 항구>(Dark Harbor, 1993), <계속되는 인생>(The Continuous Life, 1990), <우리 삶의 이야기>(The Story of Our Lives, 1973), <움직임의 이유>(Reasons for Moving, 1968) 등이 있으며, 이밖에 여러 권의 산문과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대 미술가에 관한 책으로는 <윌리엄 베일리>(William Bailey, 1987)와 <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가 있다.
맥아더 펠로우 상, 에드거 앨런 포 상 등 여러 기구와 재단으로부터 많은 상을 받았다.
1990년 미국의 계관시인으로 추대되었으며, 미국시인 아카데미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8년 뉴욕 콜롬비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쳤었다.
2014년 11월 29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지방육종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