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두목(杜牧)

높은바위 2015. 8. 6. 08:10

 

                        산행(山行)  산에 가다

 

遠上寒山石俓斜(원상한산석경사)              비스듬한 돌길 따라1) 추운 산을 멀리 오르노라니,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 있구나.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             수레 멈추고 앉아 늦 단풍을2) 아끼노라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그 단풍잎들3) 2월의 봄꽃보다 더 붉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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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경(石俓) : 돌이 많은 좁은 길.

 

2) 풍림(楓林) : 단풍 든 숲.

 

3) 상엽(霜葉) : 서리 맞은 잎. 단풍 든 잎.

 

 

 

* 두목(杜牧 : 803-852)은 협서성(陝西省) 만년(萬年)사람으로 자는 목지(牧之)이며, 호는 번천(樊川)이다.

별칭으로는 두보(杜甫)의 시와 비슷하다 하여 소두(小杜)라고도 하며, 자미(紫微)로도 불렸다.

 

만당(晩唐)의 대표적 시인인 그는 여러 관직을 거치며 시에 몰두했다.

그의 시는 화려한 시어를 선택하여 유미적 성향이 강하다.

 

<산행(山行)>은 우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어려운 어휘를 쓰지 않았으면서도 군더더기가 없고 글자 하나하나가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늦가을 돌길 따라 비스듬한 산길을 멀리 오르니, 흰 구름 자욱한 저편에 절간 같은 사람 사는 집이 보이고, 수레 멈추고 앉아 쉬며 단풍 든 숲을 보며 자연을 즐기노라니, 단풍 든 잎들이 봄 2월의 꽃보다도 더 붉구나.

그래서 불타는 단풍이라는 표현도 있지 않은가.

끝구는 명구로 지금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

 

7언절구로서, 압운은 斜, 家, 花 자로 평성 ‘마(麻)’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仄平平仄仄平, 仄平平仄仄平平, 平平仄仄平平仄, 平仄平平仄仄平’으로 규칙에 맞다.

                                                                         (한시작가작품사전, 국학자료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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