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시는 나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 혼돈에 만족한다 ㅡ
스스로 길을 잃은 나는 고통과 기쁨에 만족한다
물을 마실 때 나는 고통과 기쁨에 만족한다
나는 대양에서 갈증을 느끼다가도, 물방울 하나에 만족하기도 한다
나는 삶의 무대로 나아가는 것에 만족한다
내 번뜩이는 두뇌로, 때때로 바다에 만족한다
네 머리와 발을 꾸미지 마라, 차려입지 마라
유행은 쓸모없다 ㅡ 나는 이 혼돈에 만족한다
아치의 변조관에서 나는 소리가 분명치 않다
내 예술의 정점을 들어라, 내가 뒤틀려 만족하는 동안
규칙을 부수어라, 내 혼돈에 빠지지 마라
내 뜨거운 슬픔을 느끼지 마라 ㅡ 나는 이 혼돈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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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디아 안주만(Nadia Anjuman, 1980년 ~ 2005년)은 1980년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출생으로 시인이자,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 저널리스트이다.
탈레반 정권하에서 위험과 위협을 무릅쓰고, 독서 모임을 만들어 지하에 숨어 시를 공부했고, 헤라트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2005년 25세에 첫 시집 『어두운 꽃』을 출간한 후, 남편과 남편의 가족들은 여성이 공개적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쓰고 시집을 냈다는 데 격분하여 때려 숨지게 했다.
2005년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