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고수부지'는 일본 사람들이나 하는 말입니다.

높은바위 2022. 10. 7. 13:39

 

여름엔 연일 계속되고 있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낸 적 있으시죠?

더위를 식히기 위해 한강 고수부지에 나가 돗자리를 깔아놓고 강바람을 맞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신문에 실리기도 하는데요.

사진과 함께 실린 기사엔 '한강 고수부지에서 시민들 늦게까지 열대야 피해'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고수부지'란 말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죠?

198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한강변 '고수부지'는 서울시민의 휴식처로, 큰 역할을 해왔는데 강변에 버려진 땅들이 새 단장되었을 때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곳을 '고수부지'라고 불렀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정확한 뜻도 모른 채 따라 쓴 것이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는 통용어가 돼버렸습니다.

 

'고수부지'란 말은 '물이 차올랐을 때만 물에 잠기는 땅'을 말하고요.

'고수''고수공사', '고수로'같은 토목 용어에서 나온 말이고 '부지''비어있는 터'를 가리키는 일본어입니다.

 

따라서 '고수부지' 일본식 한자어가 합쳐진 말이기 때문에 '강이나 호수의 가장자리에 있는 언덕'을 가리키는 우리말 '둔치'로 바꿔 써야겠습니다.

 

요사이 '둔치'라는 말을 일부 언론에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수부지'란 말을 즐겨 쓰고 있는 실정인데 이렇게 한번 쓰기 시작한 말에 신중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라도 한강 '고수부지'가 아니라 '한강 둔치' 혹은 '강턱'이라는 순우리말로 바꿔 쓰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