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
"건달입니더."
네, 아주 유명한 영화 '친구'의 장면 중 나오는 대사이죠.
이 '건달(乾達)'이라는 말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행패와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 '가진 밑천을 다 잃고 빈털터리가 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통설에 따르면 '건달'이라는 이름은 힌두교와 불교에서 말하는 상상적 존재인 '간다르바'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요.
'간다르바'는 수미산 남쪽 금강굴에 사는 하늘나라의 신인데, 그는 고기나 밥은 먹지 않고 향(香)만 먹고살며,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노래를 하는 자유로운 신으로 인도판 요정에 가까운 존재였지만, 이 이름이 한국 등으로 넘어오면서 '일은 안 하고 빈둥댄다'라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되었습니다.
예술가를 천시하던 관습 때문에 신들의 악사인 '간다르바'를 음차 한 '건달바(乾達婆)'가 광대와 악사를 비하하는 말이 되었고, 이것이 변형되어 놀고먹는 사람을 '건달'로 칭하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그 외의 의견으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선 '건들건들'의 '건들'이나 '거덜'에서 온 단어로 보고 있고요.
한말글연구회 정재도 회장은 '건둥건둥', '건들건들', '선달' 등의 단어와 유래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답니다.
'건달'이라는 단어는 16세기 순천김 씨 언간에 처음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참고로 '건달'의 유사어로,
한량(閑良) - 일정한 직역(職役)이 없이 놀고먹던 말단 양반 계층.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깡패 -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양아치 - 거지를 속되게 부르는 말.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생양아치 - 양아치 중에서도 가장 못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놈팡이 - 직업이 없이 빌빌거리며 노는 사내를 낮잡아 이르는 말. 놈팽이는 놈팡이의 사투리임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