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의 높으신 분 우리는 우리 발 밑의 조국도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네 우리의 말은 열 발자국만 떨어져도 들리지 않지만 어쩌다 말을 꺼내게 된다면 크렘린의 높으신 분이 반드시 언급되기 마련이지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그의 통통한 손가락은 지방으로 차 있고 아령만큼 무겁고 진중한 그의 말은 언제나 옳다네 바퀴벌레 같은 콧수염은 웃음을 짓고 있고 그의 장화는 반짝거리지 그의 주변은 두꺼운 목의 어중이 떠중이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는 이 반푼이들의 시중을 받는다지 누구는 속삭거리고, 누구는 야옹거리고, 누구는 훌쩍거리고 그 혼자만이 으르렁거리고 이놈 저놈 거린다지 마치 편자마냥 그는 갖가지 법령을 박아대지 누구는 고간에, 누구는 이마에, 누구는 눈썹에, 누구는 눈짝에 그의 처벌은 무엇이든 간에 달콤하기 그지없고 그..